치매노인이 겪는 재난 상황은 단순한 대피 그 이상이다. 혼란스러운 기억 속에서 현실의 공포를 마주해야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기억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재난은 더욱 잔혹해진다우리는 재난 상황에서의 대응을 당연하게 여긴다. 지진이 발생하면 대피하고, 화재가 나면 소화기를 찾는다.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그 모든 ‘당연한 대응’이 기억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치매를 앓는 노인에게는 이 ‘기억’이 이미 모래처럼 흩어지고 있다.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재난이 닥친다면 어떨까? 어디로 가야 할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공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