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72

“노멀시 바이어스, 위기 속 방심하는 심리”

노멀시 바이어스(Normalcy Bias)란?노멀시 바이어스는 위기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모든 것이 정상일 것이라고 믿는 인지 편향 현상을 말합니다.예를 들어 지진, 홍수, 화재 같은 긴급 상황이 닥쳤을 때에도 일부 사람들은 "별일 없겠지", "그냥 평소처럼 지나가겠지"라며 대피나 대비를 미루는 행동을 보이곤 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재난 발생 시 생존율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지적됩니다.이 심리는 인간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심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존의 익숙한 틀로 해석하려는 경향에서 비롯됩니다. 즉, '익숙한 것'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위기 상황에서도 행동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노멀시 바이어스는 단지 일시적인 착각이 아닌, 인간 심리 깊숙..

아이가 재난을 경험한 후 말이 느는 이유

어떤 아이는 재난을 겪은 후 말수가 줄어들고, 어떤 아이는 갑자기 말이 많아진다.감정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후, 아이가 갑자기 문장을 더 잘 구사하거나, 복잡한 상황을 설명하려고 하며, 이전보다 성숙한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변화는 얼핏 보면 회복의 신호처럼 느껴질 수 있다.그러나 아이의 언어 능력이 갑자기 확장되는 현상은, 실제로는 트라우마 이후 감정을 억제하고 조절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말로 감정을 가리는 방식이 되는 것이다.이 글에서는 재난을 겪은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언어 발달 가속’의 심리학적 배경과,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감정 억제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그리고 아이가 진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까지 함께 제시한다..

재난 속에서 반려동물과의 분리는 아이에게 어떤 상실감을 주는가

재난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는다.건물이 무너지고, 가족이 흩어지고, 학교가 사라지고, 일상이 뒤엉킨다. 그 속에서 아이가 겪는 가장 깊은 상실 중 하나는 바로 반려동물과의 이별이다.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아이의 세계에서는 ‘가족’, ‘친구’, ‘정서적 버팀목’이다.재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반려동물과 떨어지게 되면 아이들은 복합적인 정서적 상실을 겪는다.이 글에서는 재난 속 반려동물과의 분리가 아이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상실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지를 다룬다. 슬픔은 단지 눈물이 아니라, 내면의 연결이 끊어진 경험이다. 아이의 그 끊긴 마음을 다시 이어주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본다. 아이에게 반려동물은 ‘심리적 가족’이다어른들은 반려동물..

재난 트라우마는 DNA를 바꿀 수 있을까?

재난을 겪은 사람들의 삶은 확실히 달라진다.하지만 그 변화는 단지 심리적, 정서적인 차원에만 머무를까?최근 과학자들은 강렬한 감정적 충격, 특히 재난과 같은 극단적 스트레스가 단순히 '기억'에 남는 것을 넘어, 신체 내부, 심지어 DNA 수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이 글에서는 재난 트라우마가 인간의 유전자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그 변화가 다음 세대로 ‘유전’될 가능성, 그리고 실제로 이런 현상이 실험적으로 관찰된 사례들을 통해 트라우마와 DNA 사이의 복잡한 연결고리를 탐색해본다.과연 감정은 세포에 기록되는가?재난은 ‘나’만이 아니라 ‘내 아이’의 삶에도 영향을 주는가? 재난 트라우마가 몸속에 남을 수 있을까?트라우마는 일반적으로 심리적인 개념으로 이해된다.충격적인 사건 후 ..

재난 후 아이들의 놀이에 드러난 심리적 상처와 회복의 징후

재난은 모든 이들에게 충격이지만, 그중에서도 아이들에게 남기는 상처는 더 깊고 오래 지속된다.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감정을 명확하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불안, 공포, 상실감은 놀이와 행동 속에 스며든 채 표현된다. 놀이라는 활동은 단순한 유희가 아닌, 아이들이 내면의 심리를 외부로 드러내고, 자기 치유를 시도하는 심리적 통로다.이 글에서는 재난 이후 아이들이 보이는 놀이 패턴을 통해 심리적 상처의 징후와 회복의 단서를 파악하는 방법,그리고 성인(부모, 교사, 상담사)이 어떻게 개입하고 도울 수 있는지를 다룬다. 아이들은 상처를 ‘말’이 아닌 ‘놀이’로 표현한다재난을 경험한 후, 아이는 종종 “무서웠다”, “슬펐다” 같은 감정을 입 밖에 내지 않는다.그 대신 그들은 인형을 던지거나, ..

재난 이후 예술 활동이 회복에 미치는 심리 효과

말로 표현되지 않는 고통, 예술은 마음의 통로가 된다재난은 육체적 피해만 남기지 않는다.그 이후에 찾아오는 심리적 충격, 정서적 단절, 무력감과 불안감은 삶 전체를 뒤흔든다.하지만 이 고통은 종종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때로는 말보다 깊은 언어가 필요하다.바로 예술(art)이다. 그림을 그리는 아이, 글을 쓰는 청년, 피아노 앞에 앉는 할머니. 그들은 모두 하나의 공통된 본능을 따른다.고통을 바깥으로 꺼내고, 스스로를 다시 이어붙이려는 심리적 움직임. 예술은 이처럼 말보다 더 빠르게 사람의 마음에 닿는다.이 글에서는 재난 이후 그림, 글쓰기, 음악과 같은 예술 행위가 트라우마 회복에 어떤 심리적 효과를 주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뤄보겠다.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자아 회복, 사회적 연결, 정서 안정의 도..

심리적 플래시백, 감각 자극이 기억을 폭발시키는 순간

기억은 잊힌 줄 알았지만, 감각은 기억하고 있었다사람은 잊는 존재라고 한다.특히 아프고 불편했던 기억은 의식적으로 밀어내고, 무의식 속에 봉인해 두려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어느 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 한 줄기 냄새, 익숙한 소리, 혹은 낯선 분위기 하나가 그 봉인을 무너뜨린다.그 순간, 기억은 감정과 함께 되살아나며 ‘심리적 플래시백’이라는 형태로 폭발한다.심리적 플래시백(psychological flashback)은 단지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이 현재 이 순간에 현실처럼 재현되는 정신적 경험이다.이는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특히 감각 자극 소리, 냄새, 촉감, 시각 등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오늘 이 글에서는 감각 자극이 어떻..

가난한 이들이 겪는 이중 재난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가장 약한 이들을 더 깊은 절망으로 끌고 간다재난은 모두에게 다가올 수 있다.하지만 그 재난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영향을 남기는지는 모두에게 같지 않다. 한국 사회에서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는 말은 더 이상 비유가 아니다. 그 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재난이 한 번이 아닌 두 번 찾아온다는 현실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다.첫 번째 재난은 물리적인 피해다.침수, 붕괴, 화재, 감염병처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재난이다. 하지만 두 번째 재난은 보이지 않는다.그것은 구조받지 못하는 경험, 잊혀지는 감정, 지원에서 배제되는 현실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두 번째 재난이야말로, 사람을 가장 깊은 심리적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오늘 이 글에서는 가난한 이들이 겪는 이중 재난의 구조를 분석..

K-재난의 정서 : 한국인의 특수한 집단 심리와 감정 코드

한국인의 재난 감정, 그 안에 흐르는 집단의 정서적 리듬재난은 모든 사람에게 충격을 안기지만, 감정의 표현과 정서적 대응은 문화마다 다르게 나타난다.특히 한국 사회에서 재난은 단순한 사건이 아닌, 사회 전체의 감정 에너지를 일시에 집중시키는 거대한 감정 체계로 작동한다.한국인은 재난을 겪을 때 개별적인 슬픔을 넘어, 집단적인 애도와 정서적 공명 현상을 보인다.지진이나 폭우, 대형 참사, 팬데믹 등 어떤 형태의 재난이든 간에 한국 사회는 유난히 빠르게 슬픔에 몰입하고, 그 감정을 공유하며, 때로는 분노와 죄책감, 공감과 연대를 동시에 분출한다. 그 감정은 뉴스 댓글, SNS, 거리의 추모 공간, 기부 캠페인, 그리고 집단적 성찰로 이어진다. 오늘 이 글에서는 K-재난 정서란 무엇인가,즉 재난 상황에서 한국..

2050년, 기후 재난 시대의 아이들은 어떤 감정을 갖게 될까?

기후 재난이 일상화된 미래, 2050년의 아이들은 어떤 감정을 품게 될까? 상실, 두려움, 분노, 그리고 희망 사이에서 살아가는 다음 세대의 심리를 조명한다. 미래의 아이들은 '비 오는 날'을 어떻게 기억할까?한때 사람들은 ‘소풍 날 맑은 하늘’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가 한 번 내리면 도시가 마비되고, 산불은 사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세상이 계속된다면, 2050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자연’이라는 단어를 무엇으로 배울까?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마스크를 쓴다. 유치원에서는 태풍 대피 훈련을 배우고, 물은 생수가 아닌 통제된 자원이다.매년 기록적인 폭염과 극단적 가뭄 속에서 기후 재난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닌, 일상의 일부가 된다.그런 세상 속 아이들은 어떤 감정을 품게 될까..